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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46 호 생성형 AI시대, 창작자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작성일 202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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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17
신범상

   최근 영화 <브루탈리스트>의 베니스 국제 영화제, 골든글러브 수상  이후 AI사용과 관련하여  상의 적합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편집자인 다비드 얀초는 영화 저예산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완성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헝가리어 발음,  건축 도면 등에서 AI의 도움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생성형 AI의 대표격인 ‘챗 GPT’가 등장한 이후 AI 대중화되면서 대부분의 산업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예술 산업에서 AI사용에저작권 침해라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생성형 AI 시대에 창작자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알아본다.


생성형 AI란


  생성형 AI란 여러 인공지능(AI) 중 프롬프트에 대응하여 텍스트, 이미지, 음악,  기타 미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생성형 AI의 특징은 입력 트레이닝 데이터의 패턴과 구조를 학습한 다음 유사 특징이 있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저명한 생성형 AI 시스템으로는 ChatGPT, 오픈AI가 GPT-3 및 GPT-4 대형 언어 모델로 개발한 챗봇, 그리고 구글이  LaMDA 모델로 개발한 챗봇인 바드 등이 있다. 그 밖의 생성형 AI 모델로는 스테이블 디퓨전, Midjourney, DALL-E, 소라 등의  인공지능 아트 시스템들이 포함된다.


  모델에 따라 입력되는 프롬포트의 방식은 각각이지만, 2022년 ChatGPT가 등장한  후에는 생성형 AI 가 점점  우리가 사용하는 자연어를 이해할 수 있고 쌍방향 대화도 가능하다. 이전까지는 컴퓨터에 명령하려면  별도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야 했지만, 대화를 통해 맥락을 이해하여 답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명령어를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스스로 파악하여 주어진 데이터로 학습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낼 수 있다.


생성형 AI의 예술 창작 능력과 사례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 스틸컷(사진:  http://ayoungkim.com/wp/3col/delivery-dancers-arc-inverse-2024)


  생성형 AI가 글, 그림, 음악과 같은 결과물을 창작하는 과정은 먼저 회화, 음악,  조각, 문학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한다. 미술 AI는 고전부터 현대까지의 작품을 분석해 색채, 구도, 브러시 터치 등을  익히고, 음악 AI는 멜로디와 코드 진행 등의 패턴을 학습하며, 텍스트 AI는 시나 소설의 문체와 구조를 파악한다. 이후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GAN, RNN, 트랜스포머 모델 등을 훈련시킨다. 이를 통해 실제 미술작품과 유사한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특정 음악가의 스타일을 반영한 곡을 창작할 수 있게 된다. 학습을 마친 AI는 키워드, 스타일, 장르 등의 입력값을 기반으로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의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인간 예술가는 이를 검토하고 수정하여 완성도를 높인다. AI는 피드백을  받아 반복 학습하여 점점 정교한 창작 능력을 갖추고, 이러한 과정은 AI 보조형(인간이  주도)과 AI 주도형(인간의 최소 개입)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가수  Grimes의 AI보이스를 이용할 수 있는 페이지(사진: https://elf.tech/chat)


  최근 AI를 활용한 예술작품의 사례로는 LG 구겐하임 어워드의 수상자로 선정된 김아영  작가의 작품, ChatGPT, Claude AI의 생성형 AI기술을 융합한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가 있다. 이는 AI가 현대미술의 대표격인 작가들 사이에서 주체적인  매체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 긍정적인 사례이다. 또한 캐나다의 가수 Grimes는 자신의 음성을 공개적으로 배포하여 마음껏 사용하라고 했으며, AI를 활용한 노래를 성공적으로 만들면  로열티를 제작자와 50%씩 나누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가  개발한 AI 작곡가 ‘이봄’(EvoM)이 작곡한  노래를 가수 홍진영이 부른 음원으로 공개했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AI 작곡 사실을  확인하고 이봄에 대한 저작권 취소와 함께 저작권료 지급을 중단한 바 있다.


생성형 AI의 장점과 한계


  생성형 AI는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전문적으로 예술을 배우지  않은 비전공자도 생성형 AI에 적절한 프롬프트를 입력해서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예술 분야 전공자의 경우에는, 생성형 AI를 통해 몇 초만에 작업물을 만들어 내는 등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혹은 기업에서 전문 인력 없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보다 저렴한 광고나 포스터를 생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유출, 허위조작정보, 정보 편향, 과도한 의존에 의한 사고력 및 역량 저하, 딥페이크 오남용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AI가 생성한 이미지에는 지식 재산권과 브랜딩과 관련된 문제가 존재한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이미지에는 디즈니의 캐릭터나 상표와 같은 유명  브랜드의 이미지가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생성형 AI는 저작권 관련 학습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저작권 침해는 물론이고, 생성형 AI가 사용한 이미지의 저작권을 소유한  기업으로부터 소송당할 위험성도 있다.


생성형 AI 시대의 창작자,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생성형 AI 시대에서 창작자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을 키우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AI  시대에 변화할 직업의 전망과 방향성을 연구해 온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마인드 마이너’인 ‘송길영’ 작가는 다음과 같은 방식을 제안한다. 


  첫째, AI를 활용하는 꿀팁이나 정형화된  방법론이 아닌, AI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AI의 원리를 몸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계속해서 새로운 AI가 등장하더라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현재 AI 업계는 기술이며 메커니즘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공부하는 꿀팁이 1년 후에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화제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관련 꿀팁도, AI 업계에서 ‘에이전트(사람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 

 

  둘째, 글을 잘 쓰는 것보다는 분석적 사고력이 중요하다. AI는 사람이 아니기에,  시키고자 하는 일과 목표를 정확히 설명해서 이해시켜야 한다. 그렇기에 AI에게 원하는 결과를 명확하게 요청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논리적으로 지시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로인해 분석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독서의 중요성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한다.


  셋째, AI 사용의 핵심은 의존이 아닌 활용이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의도’와 ‘제작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면 이는 AI를 활용한 것이다. 반면 AI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정 없이 사용하는 것은 AI에  의존하는 것이다. AI를 활용할때 나의 사고가 반영된 AI의 결과물은 나의 창작물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AI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넷째, 자신이 목표하는 분야에 한해서는 더 넓은 관점을 가진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하나에 몰두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은 생성형 AI는 물론이고 다른 수많은 경쟁자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크다. 과거 인기였던  웹 디자인은 나만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가 생겨 나면서 영역이 확장됐다.

단 하나의 기술만 익히면 다른 인재,  기술에 대체될 가능성이 커진다. 당시의 디자이너들은 인지 과학 분야나 유저·시스템 간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며 UI/UX 디자이너로 발전해 나갔다. 이렇게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확장된 것처럼, 결국 자신이 목표하는 분야에서는 다양한 제작 기술이나 다양한 지식을 갖춘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AI 시대에는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논리적인 사고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자신의 사고력을 키우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위기 아닌 또 다른 기회


  과거 사진이 등장하고 사진술과 카메라가  발전하며, 화가와 회화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화가가 그린 회화보다 사진이 대상을 더 정확하게 묘사해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사진의  등장으로 회화는 대상을 있는 모습 그대로 그려내는 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분위기나 빛의 변화 등 화가가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현대 미술로  발전해 나갔다. 이처럼 생성형 AI의 등장은 창작자의 멸종이 아닌 오히려 새로운 분야로의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적응과 생존은 늘 언제나 계속될 것이고, 그 사이에서 창작자는 늘 새롭게 다양한 분야로 발전해 갈  것이다.



김지연,  변의정 기자